국내 주요 웹사이트에 대한 디도스(DDoS · 분산서비스 거부) 공격이 파상적으
로 시작된 지난 7일,통신업체들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PC 사용자들에게 무료 백
신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.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. 지
난 10일 SK브로드밴드로부터 전화 안내를 받은 가입자 405명 중 백신 프로그램
을 내려받은 이들은 고작 3명에 불과했다.

'좀비 PC'는 남의 것이 아니다.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든지 걸려드는 게 악
성코드다. 윈도 XP의 경우 보안 패치(컴퓨터 운영체제의 결함을 시정하는 소프
트웨어)를 설치하지 않았을 때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시간을 말하는 PC 생존 시
간은 평균 2시간47분27초에 불과하다. 이 짧은 시간에 생겨난 좀비 PC가 스스로
를 파괴하고 다른 PC들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이다.

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 악성코드에 감염된 7만7875대의 PC 가운데 97.0%인 7만
5506대가 치료를 받거나 받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. 이에 따라 손상을 입은 P
C의 숫자는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많지 않아 최대 2000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
 보인다.

전문가들은 또 다른 '7 · 7 대란'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 못지 않
게 일반인들의 높은 보안의식 함양과 함께 올바른 PC 사용 습관이 확산돼야 한
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.

안정락 기자 jran@hankyung.com