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해도 주님과 함께 / 하늘사랑

새해에는 소처럼 부지런하고
우직한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

참 오랫동안 좋은 친구를 얻기 위해
노력했으나 새해에는 흙처럼 부드럽고
좋은 텃밭이 되고 싶습니다

사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
살아온 날보다
살아야 할 날이
많지 않기 때문에.

이제는 친구의 이마에 앉은
하얀 갈매기 같은 머리카락을
가슴으로 어루만지고 싶습니다

너무 젊기 떄문에 이해 할 수 없고
너무 젊기 떄문에 참을 수 없는
모든 일들을

 
이제는 먼 산을 바라보며
바람의 소리를 들어 주는
한마리 소처럼
묵묵히 소방울 쩔렁이며

남은 삶 아름다운 빛갈로
나이들어 가는 것을 배우기 위해

붉은 노을처럼 수평선에 모두 내려놓고
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하며

올해도 주님과 함께

희망의 텃밭을 갈무리 하게 하소서